한자는 지금으로부터 5,000년 이상 전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존재하는 자료들과 기록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약 3,600년 전 은(상)나라 시대에 시작된 갑골문이 한자의 시초라고 보는 게 정설이다.
갑골문(甲骨文)
갑골문은 거북의 껍질인 귀갑(龜甲)과
물소의 뼈를 뜻하는 우골(牛骨)이 합쳐져 갑골이란 말이 된 것으로
거북의 껍질이나 물소의 뼈에 문자를 새긴 것이다.
기원전 1,300년 경 사용된 문자로서
그 당시에는 거북의 껍질이나 물소의 뼈에 불로 지져서
갈라진 흔적을 보고 점을 치는 풍습이 있었다.
갑골문은 청나라 말기에 출토되기 시작해
갑골에 실려 있는 문자는 약 4,500자이지만
실제로 해독이 가능한 문자는 그 중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금문(金文)
금문은 은주시대부터 진,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각종 청동기에 주조하거나 새겨 넣은 문자를 말한다.
여기서 금은 청동을 지칭하며
이 당시에는 왕실과 구족들이 사용한 생활용기나
제사를 지내는 데 사용하는 물품들이 청동으로 주조되었다.
전국문자(戰國文字)
전국문자란 전국시대 사용되었던 문자다.
갑골문과 금문은 문자를 새겼던 재질에 초점을 맞췄던 반연에
전국문자는 전국시대에 사용되었는 문자를 칭한다.
주나라가 멸망함에 따라 여러 제후국들이 독립하게 되면서
전국시대에는 각 지방색채와 문화가 짙게 드러난 시기였다.
따라서 각 나라마다 자국만의 독특한 문자적인 특색을 지녔고
왕실과 귀족만 사용할 수 있던 글자가 서민들에게 보급되며
다양한 형태의 문자가 나타날 수 있었다.
전국시대부터는 청동에 새기는 금문 이외에도
대나무에 새기는 죽간이나 비단에 새기는 금서 등 다양한 문자가 나타났다.
위 사진은 진나라, 제나라, 초나라, 연나라, 한나라, 조나라, 위 나라에서
말을 뜻하는 한자인 馬를 사용했던 예다.
국가별로 각기 다른 개성의 한자를 사용했으며
결국에는 천하를 통일하게 되었던 진나라의 한자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진나라를 열었던 진시황제의 정책 중
문자를 통일하는 정책이 있었다.
소전(小篆)
진나라의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며
전국시대의 각기 다른 특색과 문화는
인위적인 통일이 이뤄지며, 언어와 문자 그리고 도량형(단위)의 통일이 이뤄진다.
특히, 시황제의 문자 통일 정책으로 인해 각기 다른 개성의 한자들은
하나의 문자로 통일된다.
소전이란, 통일 시대 이전에 사용했던 대전을 새로 정리한 것으로
원래 그 이전에 사용하던 갑골문, 금문, 전국문자가
그림적인 색채를 탈피하지 못했던 것과는 크게 구별된다.
또한, 글자의 짜임새가 정형화되어 편방의 위치와 형태가 고정되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문자와는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다만, 아직도 직선형태의 한자가 아닌 곡선형태의 한자인 것이 한계다.
한자의 왼쪽 획을 편(偏), 오른쪽 획을 방(旁)이라 하는데
이를 합쳐 편방이라고 한다.
예서(隸書)
예서는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직선 형태의 한자의 시초이자
정사각형 틀 안에 갖춰진 한자의 기원이다.
이전까지의 한자가 곡선형태의 한자였던 한계가 있었고,
문자보다는 그림에 가까웠다면
이를 벗어나 직선형태 한자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게 바로 예서부터다.
사진과 같이 오늘날의 한자와 매우 유사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후한시대에 사용된 한자다.
해서(楷書)
해서는 서한 말기 형성되어 위진남북조 시대부터 유행한 한자다.
또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표준 한자체로 통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예서체와 비슷하지만
예서의 삐침과 파임을 간략화해서 단정하게 정돈된 서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와 차이가 없다.
초서(草書)
초서는 예서와 해서의 복잡함을 간소화하기 위하여
글자의 일부분 또는 윤곽만 표현하여 획을 끊지 않고
신속하게 쓸 수 있는 서체다.
날려쓰고, 흘겨쓰는 형태의 글자라고 보면 된다.
붓글씨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사용하는 서체다.
그런데 외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글자를 정확하게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알아보는데 어렵기 때문에 실용성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행서(行書)
행서는 해서와 초서의 중간 정도 되는 형태의 한자다.
지나치게 흘겨쓰는 초서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서체다.
초서에 비해서는 실용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서체이며,
후한 말기에 시작돼 진(晉)의 왕의지가 확고한 형태로 탄생시켰다.
행서와 초서의 형태는 아래와 같다.
위에가 행서고, 밑에 있는 한자가 초서체다.
간체자(簡體字)
간체자는 앞선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중국에서 극심한 문맹률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 주도하에 제정된 계획적인 한자다.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로
기존 번체자의 필획을 대폭 간소화시켜 학습에는 용이하지만
중국어 특유의 표의문자 즉, 뜻글자의 의미가 옅어져
한자를 보고 그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워졌다는 한계점이 있다.
지금까지 약 4천 년간의 한자 변천과정을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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